News [기업人]알루미늄 신소재로 철 대체… 車 ‘다이어트’에 한몫 압출가공 전문, 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뚝심경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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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노알미늄㈜
‘위∼잉’ 요란한 기계음으로 가득 찬 울산 울주군의 한 공장. 알루미늄을 가래떡처럼 길쭉하게 뽑아 다양한 모양의 압출 소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60여 명의 직원들은 둥글고 긴 알루미늄 금속에 열을 가하고 압출, 교정을 하며, 절단 및 추가 기계가공 등의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높은 열과 압력을 받은 이 금속 덩어리는 고객들이 요청한 모양의 금형을 통과하면서 자동차 부품소재로 재탄생한다. 엔진 마운트나 서스펜션 계통에 장착돼 자동차의 소음, 진동과 차체 쏠림 현상을 막아주는 고기능성 부품 ‘러버 부시(rubber bush)’ 등의 승용차 부품 및 트럭, 버스 등의 차체 경량화 제품이다. 이 회사는 기존의 철보다 훨씬 가볍고, 내 부식성이 우월한 각종 제품을 알루미늄 소재로 대체 개발하여 자동차의 내외장 부품으로 양산 공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린노알미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본사.
소재생산부터 가공 조립까지 일관공정
불황에 강한 중소기업 린노알미늄㈜(대표 이세영·www.rinno.co.kr)이다. 최근 찾은 린노알미늄은 KTX울산역, 서울산 요금소에 인접한 길천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린노알미늄은 알루미늄 압출가공 전문 업체다. 알루미늄 소재 전반에 걸친 압출 가공 벤딩 조립 등의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3년 알루미늄 압출생산라인을 구축한 이 회사는 소재 생산에서 가공, 조립까지 일관공정라인을 구축하고 완성차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밀알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르노삼성, 쌍용차, GM,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 국내외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 매출의 60%는 자동차부품에서 나오고 나머지 40%는 일반 산업재에서 거둔다.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 태국, 폴란드 등 해외시장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마다 년간 매출 성장률이 15% 이상씩 달성되고 있으며, 고용창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린노알미늄은 ‘행복한 삶의 경제’, ‘인간중심 경제’를 기업 모토로 삼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장기 근속한 전문 인력 확보와 젊은 직원들의 채용 및 꾸준한 양성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기술 및 제품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의 바탕이다. ‘한솥밥 경영’으로 경영자와 직원이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한다.
이세영 대표
이 회사 이세영 대표(58)는 홍수로 공장이 물속에 잠기고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절박한 경영 상황에 몰렸다가 인생역전의 성공 드라마를 쓴 경영인이다. 1988년 부산 사상구 감전동에 공업용 노(爐) 생산기업인 삼우EMC를 설립한 그는 외환위기와 더불어 거래대금을 받지 못하고 수주 계약이 취소되는 아픔과 2003년 홍수로 공장이 잠기는 등 수많은 고통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져 알루미늄 소재 전문 제조 기업으로 거듭나는 저력을 보였다. 과거 부산에 있던 대우버스에 차량용 알루미늄 몰딩과 버스 창호를 제작해 준 것이 재기의 신호탄이 됐다. 이를 계기로 철도차량, 트럭 등의 알루미늄 내·외장 부품, 창호, 도어류 등을 개발하여 가공 및 조립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2009년 린노알미늄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부품 분야에서의 성장 기반을 발판으로 최근에는 건물 및 선박용 알루미늄 케이블 트레이와 덕트, 알미늄 부스 덕트, 알미늄 그레이팅, 건축 가설 자재 등 산업 전반의 소재 개발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린노알미늄이 개발한 알루미늄 전선 케이블 트레이는 내부식성이 뛰어나고 가벼워 시공비가 저렴해짐으로 전체 공사비를 20%가량 절감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LH공사, SH공사 등의 대단위 건설단지 및 평창 겨울올림픽 각종 경기장에도 이 회사의 제품이 들어갔다. 최근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 등 철도 기자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과 대형 플랜트 분야로 개발을 확장해 알루미늄 그레이팅과 물에 뜨는 부력식 알루미늄 발판을 개발해 보급을 앞두고 있다. 린노알미늄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공헌활동에도 앞장선다. 지역 청년 및 장애인 우선 채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울산과학기술대,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재료연구소 등과 기술개발 협업에 나서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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